나는 향기가 그 사람을 상대에게 각인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 구찌 엔비, j lo, 샤넬 등등 그땐 정말 향수로 샤워를 하고 다녔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나 복도에 그 향이 나면 친구가 ‘아! 얘 왔구나!’ 하고 알아차릴 만큼 말이다.
점점 나이가 들고 아이가 생기면서 향수를 조금씩 멀리하게 되었다.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그 향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고 그럴수록 점점 손이 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뭔가 나에게 시그니처 향이 있었으면 좋겠어하면서 눈을 돌린 것이 바디오일과 바디로션이다.

1. 샤넬 NO.5 바디오일 -10만 원대
1년에 1번씩 한정판으로 출시하던 오일인데 요즘은 골드펄이 들어간 오일로 출시하는 듯하다. no.5 향은 워낙 유명하고 호불도도 있는데 오일은 향수의 올드한 느낌은 좀 빠지고 파우더리 한 잔향이 주를 이뤄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한때 이 향에 꽂혀서 3-4년을 쟁여 가면 썼었다. 1병에 10만 원 초반대였는데 1년에 한 번만 출시하니까 부담스러워도 두병씩 구매해서 사용했을 만큼 너무 좋아했던 향이다. 그래도 강한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겐 비추천.
2. 불리 1803 윌 앙띠끄 바디오일 - 8만 원 대
샤넬 향에 질려갈 때쯤 만난 불리 바디오일. 불리는 케이스가 독보적으로 아름다워서 안 살 수가 없다. 그냥 화장대에 두기만 해도 뭔가 인테리어 소품인 듯 병이 정말 예쁘다. 시향을 못해보고 사서 가장 시그니처 향인 ‘리켄데코스’를 제일 먼저 구매했는데 야생 이끼와 갈바늄, 제라늄 에센스가 어우러진 그린 계열의 향이다. 첨엔 응? 진짜 그냥 풀 향인데? 할 정도로 점 낯선 향이었는데 바르면 바를수록 맘에 들어 금방 비웠던 오일이다. 불리에서 두 번째로 구입한 오일은 ‘목욕하는 여인들’이다. 이것도 시향해 보지 못하고 구입했는데 라벤더, 오렌지블라썸, 네롤리, 파촐리와 인센스 향이 조화를 이루는 향이다. 사우나 안에 들어갔을 때 그 수증기 냄새와 약한 비누향이 부담 없어 여름에 즐겨 바르고 다녔다.
3. 르라보 바디로션(떼누아29, 어나더13) - 10만 원 대
르라보는 요즘 하도 핫하길래 궁금해서 한번 사본 브랜드.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해외여행 갈 때 면세점에서 구입해 봤는데 너무 맘에 들어서 요즘 최애 바디로션이다. 다른 바디로션에 비해 향이 정말 진하고 오래가서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지나간 자리에 향이 남을 만큼 지속력이 좋다. 도전하고 싶지 않아서 가장 인기 많은 향을 골랐는데 둘 드 너무 맘에 들어서 손 가는 대로 그날그날 바꿔서 사용하고 있다.
떼누아29 향은 홍차향이라고 하는데 홍차향이라기보다는 사우나 안에 가끔 마른 나뭇가지들을 걸어두는데 약간 그런 향이 난다. 머스크 향도 있고 여성스러운데 너무 가볍지 않아서 너무 반했던 향이다.
어나더13은 향수는 호불호가 강한데 로션은 부담이 덜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건 정말 내 살냄새 너무 좋지! 이런 느낌. 암브록산과 머스크향의 조화로 중성적인 향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
4. 프레데릭 말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 30만 원 대
요즘 향수는 잘 뿌리지 않지만 그래도 아쉬워서 구입한 제품. 정말 진한 장미향이라고 해서 구입했는데 장미향이라기보다는 뭔가 스모키하고 우디 한 향이 더 강하다. 플로럴 한 장미향은 절대 아니고 오리엔탈 한 인센스 향이 더해져 있는 느낌이다. 20대보다는 30대나 40대 여성에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향이다. 발향도 세고 지속력도 세서 사실 뿌리고 갈 데가 없다. 한 번씩 드레스룸에 칙칙 뿌려두고 있음. 좋아하는 향인데 무겁고 뭔가 드레스업 해야 할 것 같아서 사실 손이 잘 안감. 아기 낳기 전이었다면 엄청 즐겨 사용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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